2024. 11. 27. 23:09ㆍTXT/Life Log
2024년 11월 27일 수요일 함박눈
1. 초점: 알아차리기
2. 테마: 거울
3. 원만633
원만633 | |
체력 | 국선도, 산책 |
지력 | x |
심력 | x |
4. 나의 사명: 나는 세상으로 빛을 가져와 사람들을 밝게 비추겠습니다.
나는 인류의 영적 성장을 돕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모름
나는 인류의 영적 성장을 돕기 위해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모름
결심했습니까? 네
인류의 영적 성장을 도울 이야기를 쓰기 위한 매조꾸? 작업한다
5. 오늘 할 일: 총무, 작업구상
고객 | 나는 어떤 존재인가? | 고객이 원하는 것은? | 고객이 원하는 가치는? | 고객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
작품 | 작가 | 나타나기 | 모름 | 헌신적인 작가 | 구상한다 |
회사 | 총무 | 사업 | 사업 | 든든한 총무 | 일한다 |
집 | 살림꾼 | 청소 | 청결함 | 부지런한 관리자 | 청소한다 |
오늘 나는 누구인가? 작가, 총무
OH~늘! | |
오늘 기뻤던 일 | 엄마랑 서울대공원 가서 하루종일 눈구경하다. 매우 분위기 있는 장면, 매우 아름다운 장면 등을 보다. 사진으로는 알기 힘든 나무 위에 눈이 쌓이는 물리적인 법칙을 직접 보고 파악하다. |
오늘 잘한 일 | 눈을 제대로 관찰하고 옴 |
오늘 감사해야할 일 | 끊임없이 변화하는 빛 공기 눈을 만끽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일이 별로 없어 오전에 끝내버리고 서울대공원 눈구경에 집중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엄마에게서 태어났음을 감사합니다. 엄마가 사진을 많이 찍어주심에 감사합니다. 엄마 사진도 한 장 건졌음에 감사합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치를 알아차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아름다움을 잔뜩 충전함에 감사합니다. |
오늘의 트랜서핑카드
당신은 변화를 가하기가 불가능한 환경에 지배받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
올해 첫 눈이 내리다.
눈이 온다는 것을 아는 순간, 지난 번에 눈을 눈답게 그리기가 매우 어려웠음을 상기하며 이 기회에 눈을 제대로 관찰하러 나가야겠다 싶었는데 마침 엄마가 서울대공원에 눈구경 가자고 하시길래 바로 Go.
눈을 보고 그림을 그릴 거라 생각해서 아이패드를 들고 출발.
동작역 창문으로 본 현충원도 아름다웠다.
그런데 엄마가 묘지는 비오거나 눈오는 날엔 가는 거 아니라고 ㅋㅋ
기가 빨린다나? ㅋ~~~~
대공원역에 도착했을 때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분위기와 경치가 넘 환상적이어서 대공원쪽으로 쉽게 발을 떼지 못했다.
색색 단풍나무에 눈이 쌓인 희귀한 모습도 보고
나무 기둥에 눈이 쌓여 배경처럼 뭍혀있던 라인이 들어나면서 처음으로 이렇게 생긴 나무였구나 하고 놀라기도 하고.
무거운 눈을 버티지 못하고 거대한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모습
강풍이 불어 나무에 쌓인 눈이 흩날리는 모습.
어둡고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호수의 우울함 (그러나 너무 좋은)
낙엽들과 가을이 되어 죽은 식생과 떠내려온 가지들로 지저분한 수면 위로 눈이 수북히 쌓여 혼돈의 카오스란 인상의 호수
안개인줄 알았는데 산에 흰 눈이 쌓인 모습이었을 때
보라빛 산에 비친 신기한 푸른색 녹색 그림자인 줄 알았는데 먹구름이 뚫려 하늘이 살짝 비쳐보인 것이었을 때
나뭇가지에 눈이 쌓이는 각도
나뭇가지가 눈을 버티는 모습
나뭇가지에 닿은 눈이 얼음이 되고 그 위로 수북히 쌓인 눈
눈이 많이 쌓여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본래 나무의 형태를 벗어나 가지가 쳐지기 시작하는 모습
회색구름이 서서히 겉히고 파란하늘이 조금씩 비치고 노란 노을빛을 걸치더니 쨍한 노을이 쌓인 눈위로 지는 모습
눈이 내린 산에 해가 비쳐 색이 입혀진 모습
해가 비치는 위는 노랗고 아래로 점차 붉어지고 더 아래는 파란 그림자 색을 띄는 구름
20cm 쌓인 눈에 빛이 비췄을때 빛이 퍼져나가는 모습-빛이 세어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 고체같지도 않은
오른쪽의 노란 하늘 빛과 왼쪽의 핑크빛 하는 빛
그 빛이 호수에 비치는 색
해가 지며 시시각각 변하는 색
다시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고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는 순간도 보고
아무도 걷지 않은 새하얗게 쌓인 눈 위를 뽀드득 뽀드득 걷는 소리
눈보라가 우산을 강타하는 소리.
코와 귀끝을 스치는 찬 바람
추위에 두통이 오려는 느낌
젖어버린 발 얼어버린 발가락
이 모든 걸 담아서 그려도 눈이란 게 전달이 될둥 말둥 인데 기억 속 막연한 눈에 대한 인상만으론 제대로 그릴 수가 없었단 걸
도대체 이걸 어떻게 그려야 효율적으로 눈답게 그릴 것인가 이런 고민을 하며 보니까
거리에 따라 퍼스펙티브가 먹는 흩날리는 눈송이의 층들
결코 상상 속의 눈처럼 둥그렇고 에어브러시의 경계선마냥 뿌옇지 않은 눈송이
작고 얇은 별들이 뭉쳐있는 것 같은 저 눈 송이 안에 하나하나 다 다른 눈의 결정들이 있다는 거
눈송이의 문양은 전부 고유하다는 사실
그림자 속의 눈 빛을 받는 눈 그리고 다시 그림자 속의 눈
음~~~ 재밌었다~~~
대체 뭘 잘못해서 눈을 눈답게 그리기가 그렇게 힘들었었나 하는 것도 확실히 알게 되고.
그냥 눈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자료 사진을 아무리 봐도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인 것
잘 모르는 것에 감정을 담을 수는 없는 법.
이래서 경험이 중요해.
그래서 삶이 펼쳐져야 해.
무겁게 아이패드 들고 갔으나 그림 그릴 기회는 없었다.
무엇보다 카페에서 보는 눈은 나가서 피부로 느끼는 눈과 너무 달라서 그리고 싶은 마음도 생기질 않았고
아이패드가 침수되지 않을 환경도 없었고
그래도 후회는 없어
그림을 그린다고 그림이 느는 게 아니라 관찰을 하고 모르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릴 수 있게 되는 듯...
사진을 더 찍고 싶었는데 추위에 베터리가 일찌감치 광탈되서 아쉬웠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간직하게 된 것 같다.
정말 예쁜 색의 노란 단풍나무에 눈이 수북히 쌓여있었는데 기둥을 기준 앞면(바깥면)은 노란 잎에 눈이 쌓인 모습이었고 뒷면(안쪽면)은 가지에 눈이 수북히 쌓인 모습이었다.
쌓인 눈 위로 알록달록한 단풍나무잎들이 흩뿌려진 위로 눈이 살짝 쌓여있었고 아름다워서 기억하고 싶었다.
눈이 쌓이는 소리를 기억하고 싶었다.
행복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