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

2006. 6. 3. 13:38TXT/Dream

화장실이 급하던 나는 한 노점상 할머니에게 휴지를 빌려달라고 하며 옆에 올라온 두루마기 휴지를 조금 뜯는데 양끝이 남고 안쪽으로 파인바람에 잘 뜯어지지 않는다.
할머니는 그건 요새 공동묘지에서 사용하는 휴지라고 말하며, 어떤 큰 종이봉투를 건내주었다.
이 안에 휴지가 있을거야....
그러나 종이 봉투엔 웬 즙이 있는 과실의 단면-파인애플 같은 것들이 빼곡히 들어있었을 뿐이었다.
급한 마음에 열심히 뒤적여 보지만 아무리 봐도 휴지가 있을 공간은 없길래.
초조해 하며 뒤적이다가 보니 (봉투안이 아닌) 노점상 상품사이에 웬 휴지같은 것이...
아. 휴지 여깄었어요. 이거죠????
하고 조금 받았는데,
다소 긴 동물털(고양이)을 파피루스처럼 눌러붙인 털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고 묵직한 도저히 쓸 수 없을만한 것이었다...
화장실이 급하던 난 조금도 고맙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