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14. 22:30ㆍTXT/Dream
동생 친구들이 집에 놀러옴. 처음엔 남자애들만 대여섯. 나가면서 내 게임을 빌려가려함. 콘솔 게임 몇개를 카피해달라고 함. 나는 어떻게 카피할거냐며 그냥 빌려가라고함. 동생은 빌려가려고함. 동생친구중 한명이 빌려가지 말자고, 이렇게 빌려가면 불미스런 일이 생길 수 있다고 함. 참 기특한 친구라고 생각함.
난 옷을 매우 후줄하게 입고 있다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상의는 벗고있음. 벽이 유리인데 윗쪽만 불투명인 벽의 위쪽 반만 가려진 방에서 옷을 입으려함. 입으려고 보니 후줄한 흰색 줄무늬 옷을 입고 있음. 빨간 구멍난 줄무늬 옷으로 갈아입으려 두꺼운 오리털잠바를 벗고 유리 아랫쪽으로 바깥을 보는데 동생 친구들 중 한명이 의자에 앉아서 방안을 노려보고 있음. 그래도 옷을 갈아입을 생각임. 하지만 갈아입진 않음.
방인지 베란다인지에서 그러고 있는데, 동생의 친구들 중 여자애들이 들어옴. 그중 까무잡잡하고 마른 여자애가 자기가 학교총장딸이라며 내 침대에 엎으려 누음. 난 뭔가 오해때문에 힘들어했을 그녀의 사건을 떠올리며 고생했겠다고 말함. 동생 친구 여자애들이 잘 차려입고 있음. 난 내가 너무 허접한 츄리닝(집에서 입는 흰색 구멍난 줄무늬/ 오래된 회색 추리닝 바지)를 입고 있어 약간 기분이 저조함. 살짝 나가지 못하고 그러고 있는데 어디서 타닥타닥 소리가 들려옴. 보니까 벽 한쪽에서 불길이 활활 올라옴. 난 그쪽에서 몇번인가 합선사고가 났던 걸 떠올림. 다양한 징조들이 있었는데 무시했었구나 싶음. 큰소리로 엄마에게 알리고 경비실과 114?에 알림. 창밖에 다른 집도 불타고있으나 우리집만큼은 아닌 듯. 구조대에선 불길이 있는 방 문을 닫고 불은 끄고 물은 끄지 말라며 잠시 있으라고함. 나는 EP121과 내 돈 뭉치와 (난 최근 꿈속에서 돈뭉치로 들고다녔고 택시에서 내릴때 어떤 대출관련 여자가 한덩이(아마도 천만원?)을 가져가려함. 그돈을 가져가서 날 빚지게 하려함.) 아무튼 돈뭉치와 EP121과 지갑과 외장하드를 챙김. 가방이 좀 너무 무겁게 생각됨.
챙길 걸 챙기고 애완고양이들을 찾음. 내 고양이가 아닌 엉뚱한 고양이들이 어디선가 튀어나옴. 밀림이가 안보임. 밀림이를 찾다가 보험증서를 찾음. 어딘가가 팍 터지는 소리가 나고 우리집이 젤 불타던 아까와 달리 바깥의 집들이 엄청 타고있음. 탈출해야할 때임. 밀림이가 어디선가 나타남. 반쯤 그을러있음. 화장실 바닥에 통째로 물을 받아 밀림이를 퐁당 빠트림. 밀림이는 그 와중에도 도망가려함. 볼 일을 보고 변기물을 내리는데 아뿔싸 변기가 고장나 물이 넘침. 밀림이를 씻은 맑은 물도 더러워짐. 난 완전히 씻기지 않은 밀림이를 안고 가방을 바리바리 들고나감. 불길이 무서움. 동생에게 오렌지를 부탁함. 오렌지는 빨간 작은 상 아래 있었음. 동생이 오렌지를 들고 내가 밀림이와 내 물건을 들고 나갈 준비를 마침. 집이 활활타고 있음. 온동네가 활활 타고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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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꿨던 꿈. 난 꿈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데, 가끔 아주 생생한 꿈이 기억날 때는 시간이 허락한다면 바로 기록. 당시에 종이에 적었던 걸 그대로 옮겨적음. 꿈은 언제나 그렇지만 상당히 비논리적이어서 벗고 있었는데 입고 있고, 입고 있던 옷도 수시로 바뀜. 동생친구들을 잘 모르고 특히 여자애들은 거의 만나본 적이 없는데 꿈에는 등장함.
지금에 와서는 창밖에 동네가 불타는 모습과 밀림이가 반쯤 불에 그을린 모습, 그리고 내가 마지막에 챙긴 것이 돈뭉치/노트북/보험증서/고양이/그리고 아마도 하드? 였다는 것. 꿈을 기록하며 아빠가 꿈에 등장하지 않았단 사실과 그 함의에 충격받은 거... 그리고 이걸 다시 읽기 전엔 동생친구들이 등장했단 사실을 전혀 기억못하고있었다는 거..정도를 기록해 두겠음. 작년에는 가스렌지에서 불이 나서 내가 불을 꺼버리고 까맣게 그을린 재를 보며 싸한 기분을 느끼면서 깨곤했는데 이 꿈은 내가 기억하는한 최초의 불을 안끈 불 꿈이었음.... 하지만 그 후에 꿈? 꾼적없어. 엄밀히는 제대로 기억하는 꿈이 없음.
보통 꿈은 영상으로 꿈. 영화보듯이 영상을 보며 나레이션을 듣는데 내가 그 이야기를 의식하고 기억하는 순간 더 이상 다음 이야기를 꺼내지 못함. 인트로에서 깨어 다음 내용이 궁금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닌데 어째서인지 난 그걸 의식적으로는 꺼낼 수 없음. 또한 내 꿈을 보면 내 무의식은 상징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데 나를 나라고 부르는 나는 은유와 비유도 구분 못함. 무의식과 의식사이에 베를린 장벽이 쳐진듯. 차갑고 두터운 콘크리트 장벽 너머에 무한대의 자원이 뭍혀있는 걸 알면서도 난 그곳에 다다르지 못함. 아니 거의 대부분의 시간에 광물이 뭍혀있단 것조차 까먹고있음. 잠이 들면 할수 있는데 잠이 깨면 할수가 없다는 건 대체? 아마 언젠가 내가 이런 것들을 의식적으로도 다룰 수 있게 된다면, 원래 할 수 있던 것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에 가까울 것임....나를 만난다고 해야되나? 이런 생각은 비논리적이고 이상한데도 옳다고 느껴지니까 이상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