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꿈 둘

2004. 10. 19. 02:18TXT/Dream

 
솔직의 전부가 경박은 아니지만,
십중팔구 후회하므로.
침묵이 백번 옳다.
침묵이 불가하다면 허위로 범벅할 수 밖에.
가식은 자진해 두른 것이며, 진실의 부재는 마땅히 치뤄야할 대가다.

내가 때때로 침묵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이 얄팍한 가짜라는 사실을 참을 수 없어지기 때문이야.

타자에게 죽는 꼴을 두 눈 뜨고 보느니...
차라리 이 두 손으로 해하고 말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즘엔.. 정말 그럴까?하는 생각이 든다.
설령 스스로 죽음을 소유할 수 없더라도 차마 이 두 손으로 끝을 볼 순 없을 것같다.

한 남자.
도망가려는 한 남자가 있다.
누군가는 그의 옷을 찟고,
누군가는 그의 옷과 살 사이로 지네를 집어 넣었으며,
누군가는 총으로 지네를, 옷 아래로 몸에 달라붙은 그 지네를, 쏘아 죽이는 놀이를 한다.
옷을 뚫고 지내를 파괴하고 가슴을 관통하는 총알.
쏟아지는 피 비.
이 순간.
목적은 어디까지나 지네사냥이고, 피는 그저 양념일 뿐이었다.

흰 한복.
흰 한복을 입고 상투를 튼 남자가 한 명.
아무리 봐도 양반으로 보이진 않는다.
엄지 손가락 보다 두텁고도 까끌까끌해 보이는 새끼로 그의 네 팔다리를 각각 묶어 끌어당겨 몸이 바닥에서 10cm정도 뜨도록 고정시킨다.
분명 사지가 찟길듯이 아플 것이다.
내지는 팔다리가 뽑힐 듯이.
그는 곧 몰매맞을 예정이다.
마을 사람들은 풍습이라며, 참기름과 고춧가루를 그 남자의 맨살에 붓고 있다.
끈적끈적 번들번들한 참기름 범벅의 피부에 들러붙은 고춧가루.
분명 맞아서 생기는 상처로 스며들어 더욱 아프게 할 것이며, 두고두고 상처가 아물지 않게 하겠지.
나는 오물에 뒤덮혀 맞을 것만을 기다리는 그의 등짝을 한 발에 넘에 지나갔다.
비명소리는 들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