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2005. 4. 28. 23:18Favorite/StarWars

마스터, 당신은 내게 어울리지 않아요.
당신은 내 스승으로서 역부족입니다.
결코 조금도 전혀, 마땅치 않다고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정말 싫은 소리를 해버렸다고 생각했다.
그건, 전적으로 그를 상처주기 위한 말이었기 때문에.

잘도 이런 말을 지껄이는구나.
뭔가를 거침없이 말하고 있는 자신의 입에 놀랐다.
이런 말 할 생각 아니었는데....
이런..전혀, 마음에도 전혀 없는 말을..

마스터, 저는 이렇게 너무나 후회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당신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고 싶어요.

그에게 사과를 하고,
오해를 풀어,
참회하고 싶은 강한 충동이
참기 힘든 구토증처럼 밀려 올라왔다.

그러나 그런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
그렇게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내가 더 잘 알고 있는데.
그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 알고 있는데.

나는,
그를 이렇게 증오하고,
그를 이토록 경멸하고 있는데.

나는 나만의 공상 속에서 그에게 상처를 준다.
그렇게 그와 함께한 시간들이 사망했음을 선고한다.
그리하여 나 역시 죽음을 언도 받았다.

이제 그만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온전히 사랑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