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의 하수구 구멍

2013. 3. 1. 09:12TXT/Dream

*욕조의 하수구 구멍


새하앟고 깨끗하고 마른-화장실에 들어와 욕조에 물을 틀었다.

물은 빠지지 않고 욕조의 반을 채운다.

욕조의 하수구 구멍에 뚜껑이 닿혀있나? 싶어 줄을 당겨보니 수도꼭지 부근에서 뚜껑이 달랑거린다.

이런! 하수구가 막혔군...!?

시선을 하수구에서 반대편 사선으로 날리며 손가락을 하수구 구멍에 집어넣자니 느껴지는 것은 물에 젖은 머리카락의 무거운 촉감.

힘을 주어 뽑자 새카맣고 긴-내 팔뚝보다 긴 머리카락이 물에 축축 젖어 무겁게 뽑혀 나온다.

좁은 하수구에서 사람 머리채만큼 계속...


왜 이런 끔찍한 느낌을 가진 꿈을 꾸는지 궁금해하며...기억하고 있으니 기록..

화장실이란 공간에 대한 꿈은 꽤 자주 꾸는 것 같다.

화장실에 어떤 상징적 의미라도 있는 건가?




*지하철에서 누구 애인지 모를 영아를 안고


분명 내 애가 아닌-애기를 안고 지하철을 탔다. 옆 줄 의자에, 엄마와 엄마친구분-어쩌면 돌아가신 이모-가 앉아 계셨다.

애기가 칭얼거렸고, 사람들이 똥냄새가 난다며 인상을 찌뿌렸다.

그러나 어쩐일인지 난 똥냄새를 맡을 수 없었다.

난 엄마에게 쪼로록 달려가 약간 불평을 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애기가 싫고 끔찍하다고.

다시 옆 줄 의자로 들어온 난 어떻게 한 것인지 애기의 엉덩이부분-주로 항문쪽-만 까서 애기를 무릎에 눕혀놨다.

이때 본 똥구멍은 돌이켜 생각해보건데 밀림옹(냥이, 여아)의 똥구멍이었던 것 같다.

애기는 더 이상 칭얼거리지 않았다.


얼마 전에 지하철에서 부모와 애기 세가족.. 아니 친척들까지 대가족이 타서 애기가 빽빽 울어댔었는데... 그걸보고 상당히 민폐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이해심이 없다고 하면 이해심이 없는게 맞지만, 애기가 있다면 대중교통이 아니라 자가용이던지 택시던지를 타고 이동하는게 옳다고 생각함. 음 주위에 실제로 임신하고나 애를 키우는 선배들이 있으니까. 전에는 임신썰을 끔찍해하는 사람을 보며 참 별나게 군다-싶었는데 이젠 내가 싫어함. 임신/육아에서 오는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사회적 스트레스와 고통을 낱낱이 알게 되니까. 환경도 갖춰지지 않았는데 애가 덜컥 들어섰다는게 뭐가 즐겁다는건지 ㅋㅋㅋㅋㅋㅋㅋ 모든 게 막연함 속에 잠겨있는 것 같다. 신데렐라 컴플렉스처럼.



*머리카락...이랄까 탈모?


화장실 거울에서 이마 윗쪽- 두피를 보고있었다.

머리숱이 많지 않아 마리카락 사이사이로 제법 하얀 두피가 보이는 앞통수를 보며, 이제 나도 머리숱이 그리 많지는 않구나. 싶었다.


이게 꿈인 걸 알게 된 건 방금 샤워하는데 머리숱이 너무 많아... 머리채가 너무 무거워서 감는데 문득 생각나서......@@

일련의 꿈들 덕분에 요즘 내 심상이 어떤지 알 거 같다. 꽃이 지고 추하게 시들어가는- 그런 걸 생생하게 느끼는 거겠지. 젊음이 지고... 삶에서 당연히 누리는 것이라고 여겨왔던 것들 마저도 빼앗기는...... 그런데 열매로써 넘겨줄 다음세대가 없어. 없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