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XT/Life Log2004.07.25 01:24
언제나 그렇지만 아무런 맥락없는 연상작용에 의해 떠오른 그 역겨움때문에 나는 그것이 의미하는 바에 주목해야된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변기 속으로 버려진'은 적어도 내게는 무엇인가를 상징한다.

변기 속으로 버려진 라면
변기 속으로 버려진 태아
변기 속으로 버려진 손가락
변기 속으로 버려진 내 얼굴
변기 속으로 버려진 나

순간적으로 이런 것들이 떠올랐는데, 라면은 매우 역겹게 생각되어졌지만 변기속으로 버려진 나에 이르러서는 꽤 귀여운 느낌이 든다.
귀엽다곤해도 어디까지나 역겨움 속의 귀여움.
이것들이 역겹게 느껴지는 것은 물속에서 불어서인가 하고 바가지 속 물에 담겨있는 상기의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물에 불고 썩어가는 살과 흘러나온 피와 섞여 탁한 붉은 색 물. 그리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피 냄새.
이중 무엇 하나 불쾌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변기속에 있는 것 만큼이나 불쾌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변기속 물이...
손씻는 물과 같은 곳에서 기원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용기가 가진 용도의 차이, 아니 그 용기에 대한 인식의 차이 때문에 좀처럼 같이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손에 사는 미생물이나 뱃속에서 나온 똥이나 일반적으로 말하길 깨끗하지 않기론 별반 차이는 나지 않을텐데도 불구하고.
더욱이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 꿀꺽하고 식도로 넘어가는 순간 그것은 이미 음식 그 자체라기보다도 똥에 가까운데도 그렇게 생각하긴 어렵다.
마치 똥은, 똥구멍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똥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맥락없이 흘러가는 내 연상작용처럼.
이것은 음식에서 똥까지 보이지않지만 실제하는 프로세스가 있는 것처럼,
내 연상작용에도 인지할 수 없지만 어떤 프로세스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마도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것이다)

변기야 말로 현대건축에서 가장 필요하고 가장 유용한 문명의 이기인데도 불구하고, 어째서 변기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
우선적으로 변기에서는 불쾌한 냄새가 나기때문인지도 모른다.
혹은 변기가 어딘가 나는 모르는 넓은 곳으로 통한 것이기 때문인지도.
그러나 십중팔구 오물은 몸에서 나왔는데도 역겹고, 그것을 직접 맞닿아 처리해주는 변기덕택에 편하고 고맙긴해도 직접 맞닿아있다는 점에서 역시나 역겨운 것이겠지.
사실 정말로 역겨운 것은 오물을 토해내는 나 자신이여야 마땅한데, 그 죄가를 떠넘기는 것이고, 자신도 그것을 알고 있으므로, 부조리에 대해 떳떳하지 못하기에 더욱 변기를 몰아부치는 것 아닐까?

이런 상황은 인간관계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Posted by logos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