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XT/Life Log2011.02.23 22:50
무엇이 이토록 힘든가- 하고 생각해봤을 때 내린 나름의 결론은 난 정말 정말 밤형인간 이란 것이다.
힘든 점이란 이런거다...
가령 거실의 TV.
거실 TV를 바꾸고 엄마방의 TV를 처분해 버린 이후로 부쩍 거실에서 계시는 일이 늘어난 부모님 덕에 밤늦게까지 집이 꽤나 시끄러워졌다.
덕분에 요즘에는 내 방에 콕 박혀있을 때조차 밤 늦게까지 울려퍼지는 TV소리에 혼자 있다는 느낌을 거의 받지 못한다.
하루 종일, 일주일 내내, 한달 내내 단 한순간도 혼자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정말이지...이런 식으로 쉴새없는 외부자극이 계속되었을 때 무엇을 해도 불만스러운 상황이 되고 만다.
계속 충족되지 못하고 뭔가에 쫒기는 느낌. 지치는 느낌. 고갈되는 느낌. 뭔가 이것은 아닌데... 하는 생각.
이런 내가 정말로 마음의 평화를 느끼는 시간은 밤 12시에서 새벽 2시 사이.
모두 취침한 고요한 시간... 이 때만큼은 무엇을 해도 충족한 느낌을 받는다.
이 세상에 나 혼자인 것처럼 홀로 있자면 설령 무익한 웹서핑을 하더라도 즐거운데, 하물며 작업을 하거나 아이디어를 짜거나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내 마음이 어떻겠는가.
이 느낌을 너무 오래 잊고있어서 사실 나는 내가 밤형인간이란 사실조차 망각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회생활을 하는 이상 생활패턴이 아침형인간일 수밖에 없으니 내 처지가 과연 어떤가 말이다.
이야말로 삶의 부조리고 고통의 시발점이라는 사실마저 망각하고 있었으니.
결코 단언하건데 밤이 좋아서 밤을 좋아해서 밤형인간인 것은 아니다.
타인의 족적이 어둠속에 가려지고 나의 영역이 확장되는 착각이 들기에, 밤인 것이다.
어쩌면 낮이여도 내 공간에서 타인을 배재할수 있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낮의 적절한 이미지와는 또한 다르지 않은가?
쨍한 햇살과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활기차고 파란하늘에 시원한 바람이 쾌적한 것이 낮 아닌가 말이다.
그래서 내게 필요한 것은 여전히 밤이다.
Posted by logosles